반응형
“이 빵 안에 설탕 꽤 들었는데 왜 이렇게 안 달지?”
디저트빵이나 식빵을 먹다가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반대로 같은 양의 설탕을 그냥 물에 타서 마시거나, 사탕으로 먹으면 단맛이 훨씬 강하게 느껴지죠. 단순한 착각일까요? 아니면 진짜 ‘덜 달게 느껴지는’ 과학적 이유가 있는 걸까요?
1. 빵이 설탕을 숨기는 이유
1-1. 효모가 설탕을 ‘먹는다’
- 제빵에서 설탕은 발효 촉진용
→ 이스트(효모)가 설탕을 먹고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반죽을 부풀게 함
→ 이때 일부 설탕은 이미 소모되어 남지 않음
→ 우리가 먹을 때의 실제 설탕량은 처음보다 줄어 있음
1-2. 지방·단백질·전분이 단맛을 마스킹함
- 버터, 우유, 계란 등이 풍미는 더하지만, 단맛 인지에는 방해 요소
- 단맛 수용체는 침 속에서 활성화되는데, 지방과 단백질은 이와의 접촉을 줄임
- 밀가루의 전분 역시 단맛 분자의 농도를 묽게 만들면서 맛을 희석시키는 역할
1-3. 텍스처가 입자 감각을 바꾼다
- 사탕, 시럽처럼 입에서 바로 녹는 구조와 다르게
→ 빵은 입안에서 ‘씹히는 고형물’
→ 단맛을 빠르게 전달하기보다 천천히 우회적으로 전달됨 - 따라서 같은 양의 설탕이라도 ‘덜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효과
2. 인간의 미각과 인지 작용도 한몫
2-1. ‘달다’는 맛은 감각 + 인지의 합성 결과
- 뇌는 “이건 디저트다, 엄청 달 것이다”라는 기대치에 따라 강도를 조절해서 느낀다
- 빵처럼 고소하고 부드러운 음식은 인지적으로 ‘달다’는 느낌이 덜함
→ 뇌가 단맛 자극을 약하게 해석함
2-2. 식품의 온도와 질감도 단맛에 영향을 준다
- 찬 음료의 설탕은 실제보다 단맛을 강하게 느끼게 함
- 반면, 따뜻한 빵은 포근한 텍스처로 인해 자극적이지 않게 단맛을 전달
→ 단맛은 물리적 환경 + 심리적 배경에 따라 달리 해석됨
마무리하며
같은 양의 설탕이라도 ‘어떤 음식 안에 있는가’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사실이죠. 특히 빵처럼 여러 재료가 함께 어우러지는 복합적인 식품에서는 단맛이 가려지거나 완화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단맛을 그대로 느끼고 싶다면, 제과보다 사탕처럼 단일한 구조의 당류 식품을 고르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반응형